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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한 인체 현상14

물에 닿으면 아픈 사람들: 수성 두드러기 증후군의 고통 1. 물이 곧 고통이 되는 삶 – 수성 두드러기 증후군의 실체수성 두드러기 증후군(Aquagenic Urticaria)은 물이라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무해한 물질이 피부에 닿을 때, 극심한 통증과 가려움, 그리고 발진을 유발하는 희귀한 질환이다. 이 질병은 전 세계적으로 100건도 채 보고되지 않을 정도로 드물며, 그 실체조차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채 고통받는 환자들이 존재한다. 일반적인 두드러기와는 달리 이 증후군은 특정 알레르기 항원이 아닌 ‘물 자체’에 반응하기 때문에, 비를 맞거나 땀을 흘리거나 심지어 눈물을 흘리는 것조차도 통증의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샤워, 세안, 음료 섭취 등 모든 수분 접촉을 피해야 하는 삶을 강요받으며, 사회적 고립감과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2. 원인.. 2025. 5. 25.
신경이 느껴지지 않는 몸: 감각 소실 유전질환의 비밀 신경이 감각을 잃는다는 것의 의미: 감각 소실 유전질환의 시작 신체 감각은 우리가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수단 중 하나다. 차가운 공기, 뜨거운 불, 날카로운 물체에 대한 감각은 우리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생존 본능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감각 자체를 태어날 때부터 느끼지 못하는 질환을 겪는다. 이들은 이른바 감각 소실 유전질환, 특히 선천성 무통증증후군(Congenital Insensitivity to Pain, CIP) 또는 유전성 감각신경병증(Hereditary Sensory Neuropathy, HSN) 등으로 분류된다. 이 질환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말초신경계에서 통증, 온도, 촉각 등의 감각 신호를 인지하지 못하게 되며, 환자들은 스스.. 2025. 5. 22.
피부에서 뼈가 자라는 사람들: 이소골화증의 공포 뼈가 되어가는 몸: 이소골화증의 기이한 본질이소골화증(heterotopic ossification)은 문자 그대로 신체 내 뼈가 자라지 말아야 할 곳에 뼈 조직이 형성되는 병적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뼈는 골격계 내에서만 성장하고 유지되지만, 이 질환을 겪는 사람들은 근육, 힘줄, 인대, 심지어는 피부조직 내에서도 뼈가 생성된다.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진행성 골화섬유이형성증(Fibrodysplasia Ossificans Progressiva, FOP)’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200만 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극도로 희귀한 유전 질환이다. 이 질환은 ACVR1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며, 사소한 충격이나 외과 수술, 심지어 근육주사와 같은 자극조차도 새로운 뼈의 성장을 유.. 2025. 5. 20.
하루에 수십 번 잠드는 병: 수면발작증의 일상 조절할 수 없는 수면의 습격, 수면발작증의 실체수면발작증, 의학적으로는 '기면증(narcolepsy)'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일반적인 피로감이나 불면증과는 차원이 다른 수면장애다. 이 병을 앓는 사람들은 아무 경고도 없이 갑작스러운 수면 발작을 겪으며, 깨어 있는 도중에도 수면에 빠져드는 경험을 수시로 반복한다. 그 발작은 마치 몸이 전원을 잃은 것처럼 예고 없이 찾아오며, 길을 걷다가도, 대화를 하다가도, 식사를 하다가도 순간적으로 잠에 빠진다. 일반적으로 수면은 밤에 일정한 패턴으로 찾아오지만, 수면발작증 환자들은 낮에도 밤에도 주체할 수 없는 졸음을 느끼고, 한 번 잠이 들면 꿈을 꾸는 렘(REM) 수면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나타나기도 한다.이 질환의 원인은 주로 뇌에서 각성과 수면을 조절하는 신경.. 2025. 5. 16.
혈액이 우유처럼 변하는 병: 유미혈증의 충격적인 진단 혈액이 우유처럼 변하는 병: 유미혈증의 충격적인 진단 유미혈증(乳糜血症, Lipemic blood)은 혈액 속 중성지방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혈장이 뿌연 우유빛을 띠는 희귀 질환으로, 신체의 지방 대사 과정에 심각한 장애가 생겼음을 나타내는 매우 위협적인 신호라고 한다. 이 질환은 일반적인 고지혈증과 구별되는 중증 대사 이상으로, 환자의 혈액을 채취하면 혈장이 투명한 황색이 아닌 탁하고 유백색으로 나타난다. 마치 우유가 섞인 듯한 이 현상은 혈액 내 중성지방 농도가 2,000mg/dL 이상일 때 발생하며, 어떤 경우에는 10,000mg/dL을 넘기도 한다. 유미혈증은 단독 질환이라기보다는, 급성 췌장염, 가족성 고중성지방혈증, 당뇨병, 신증후군, 림프계 손상 등 다양한 기저 질환의 결과로 나타나며,.. 2025. 5. 15.
얼굴이 서서히 굳어가는 사람들: 강직성 안면증의 실체 강직성 안면증(Progressive Facial Rigidity Syndrome)은 얼굴 근육의 움직임이 점점 제한되며 무표정한 상태로 굳어버리는 희귀 질환으로, 단순한 근육 문제를 넘어서 신경계 기능의 깊은 이상과 관련된 복합적인 증상군이다. 이 질환은 대개 점진적으로 나타나며, 초기에는 단순한 안면 근육의 경직이나 표정 변화의 둔화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눈썹을 올리는 움직임, 미소 짓기, 심지어 말하거나 먹는 기능까지 점차 어려워지는 극심한 경직이 진행된다. 가장 유사한 질환으로는 파킨슨병이나 진행성 핵상마비(PSP)가 있으며, 이들과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강직성 안면증은 특정한 유전적 요인이나 자가면역 반응, 중추신경계 손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정확한 병.. 2025. 5. 15.